암을 한마디로 정의하면 죽지 않는 세포라고 정의할 수 있어요. 즉, 세포 하나만 남겨도 세포분열을 계속하며 커져서 종양을 형성하고 전이될 수 있는 질환이에요.
암을 치료하기 위해서는 세포 하나도 남기지 않고 완전히 없애야 하기 때문에, 암은 수술적 절제가 기본 치료에요.
사과가 썩었는데 아깝다고 A라인으로 도려냈더니 썩은 부위가 남게 되었어요. 암으로 치면 재발하는 셈이죠. 이번에는 아낌없이 B라인으로 도려냈더니 썩은 부위는 완전히 도려낼 수 있었지만 남은 사과가 거의 없게 되었죠. 사람이라면 수술 후 후유증으로 사망할 수 있어요. 따라서, 암 수술은 재발하지 않고 후유증이 남지 않도록 적당히 잘 절제해야 합니다.
식도암, 위암, 대장암은 내시경 검사의 발달로 조기 암 발견이 가능하게 되면서 수술로 장기를 절제하지 않는 내시경 수술(내시경절제술, 내시경 점막하박리술)을 많이 시행하고 있어요. 아래 사진에서 종양(갈색 동그라미) 주변을 내시경칼로 도려내면서 암이 있는 부위만 콕 찍어서 절제하는 방법이에요.
내시경 수술(내시경절제술, 내시경 점막하박리술)의 적응증
모든 암을 내시경 수술로 치료할 수 있는 것은 아니고 조기암이 대상이에요. 위장관은 4층으로 표면에서부터 점막층, 점막하층, 근육층, 장간막층으로 되어 있어요. 가장 표면인 점막암이거나, 점막층을 살짝 넘어 점막하층 상부에 국한된 암까지 내시경 수술로 절제할 수 있어요.
조기암 중에서도 재발이나 인근 림프절 전이의 가능성이 낮은 암에 대해서만 내시경 수술을 할 수 있어요. 내시경 수술도 외과 절제 수술만큼 장기 치료 성적이 우수한 편이에요.
내시경 수술의 합병증
수면내시경 상태에서 내시경 수술을 진행하기 때문에 환자가 많이 움직이거나 협조되지 않으면 시술이 위험해질 수 있어요 (일부 기관에서는 아예 마취를 하고 진행하기도 합니다). 시술이 30분에서 길게는 1-2시간까지 진정 상태로 가만히 있어야 하기 때문에 환자 협조가 되지 않으면 일부러 깨우기도 해요.
내시경 수술로 조기위암을 절제할 때 약 5-10% 정도의 출혈 위험과 2.5-4.5% 정도의 천공 위험이 있어요. 출혈이나 천공은 대부분 내시경 시술로 치료 가능하지만, 불가피하게 수혈, 외과 수술을 해야 하는 경우도 있어요.
내시경 절제술 중 발생한 출혈(왼쪽)에 대한 성공적인 지혈술(오른쪽)
위에 비해 식도나 대장은 장벽이 더 얇기 때문에 조기식도암이나 조기대장암에 대한 내시경 수술은 천공의 위험이 더 높아요.
내시경 수술이 최종 치료가 아닐 수도 있다는 것을 기억해야 해요.
내시경 검사, CT, MRI, 내시경 초음파와 같은 다양한 검사를 하더라도 암의 침윤 깊이나 혈관 침윤 여부를 현미경만큼 정확하게 사전에 알 수 없어요. 내시경 절제술로 충분히 치료가 끝날 것으로 생각했는데, 막상 종양을 절제하고 현미경으로 검사해 보면 결과가 예상과 다를 수 있어요.
예를 들어, 암의 침윤이 좀더 깊숙이 들어가 있다거나, 암세포의 일부가 이미 혈관에까지 침윤하고 있다면 추가로 외과 수술을 받아야 해요. 이런 경우는 주변 조직이나 인근 림프절에 암세포가 남아 있어서 재발하거나 전이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에요. 따라서, 내시경 수술은 '치료적인 목적'과 정확한 '진단적인 목적'으로 시술하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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