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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학상식

모든 부정맥은 위험한가요?

by 차교수의 진료실 2024. 12. 24.

 

 

심장의 특정 부위에서 전기 신호를 만들어 심장 근육으로 보내면 전기 신호에 맞추어 심장이 규칙적으로 뛰고 있어요. 사람의 심장은 1분당 60-100회 사이에서 박동하는데, 이보다 빠르거나 느리거나 혹은 불규칙적으로 뛰는 것을 모두 부정맥이라고 해요.

 

모든 부정맥이 위험한가요?

 

모든 부정맥이 위험하지는 않아요. 긴장하거나 흥분하면 맥박이 100회 이상으로 빨리 뛸 수도 있고, 운동 선수들은 맥박이 60회 미만으로 서서히 뛰어 효율적으로 일할 수도 있어요. 또, 정상 리름으로 박동하다가 어쩌다가 한번씩 비정상 리듬이 나오는 경우도 있지만 대개는 문제가 없어요.

 

부정맥이 있으면 어떤 증상이 있나요?

 

심장은 365일, 24시간 뛰고 있지만 평소에는 잘 느끼지 못하죠. 하지만, 부정맥이 발생하면 가슴이 두근거리거나, 어지러움, 피로감, 흉통, 실신, 돌연사까지 다양한 증상이 발생할 수 있어요. 또, 심방세동이나 서맥과 같은 부정맥을 방치하면, 중풍, 심부전과 같은 합병증이 발생할 수 있어요.

 

부정맥은 어떻게 치료하나요?

 

부정맥이 있다면, 일반적으로 금연, 금주, 카페인 섭취 금지가 필요하고, 적정 체중 유지가 도움이 될 수 있어요. 부정맥 약을 복용하거나 부정맥 시술을 할 수 있는데, 부정맥은 종류에 따라 치료가 달라져요.

 

1) 느린 부정맥

심장에서 전기 신호가 매우 천천히 만들어져서 생기는 느린 부정맥에 대해서는 24시간 전기 신호를 보내주어야 해요. 이런 장치를 인공 심장박동기라고 하는데, 몸속에 심장박동기를 삽입하는 시술을 시행하게 됩니다.

 

2) 빠른 부정맥

빠른 부정맥은 대표적으로 심실빈맥과 심실세동이 있는데 급사를 유발할 수 있는 부정맥이에요. 건강한 사람들에게 이런 부정맥이 생기지는 않고, 대개 관상동맥질환, 심부전, 심근증과 같은 다른 심장병이 있는 환자에게 발생할 수 있어요.

 

심장은 심방(좌심방, 우심방)과 심실(좌심실, 우심실)로 이루어진 4개의 방으로 구성되어 있죠. 심방은 작은 방으로 혈액 순환을 마친 피가 심장으로 들어오는 방이며, 심실은 피를 전신과 폐로 강하게 짜내는 큰 방이에요 (기억나시죠??).

 

심실빈맥과 심실세동심실에서 발생하는 부정맥이에요. 심실빈맥과 심실세동이 발생하면 심장에서 발생하는 전기신호가 너무 빨라, 심실이 이 신호를 받아서 수축과 이완을 하지 못하고 바르르 떨리는 상태가 되는 거에요. 심실에서 피를 전신으로 보내지 못하기 때문에 심장이 멈춰버린 상태와 비슷해요. 4분 이상 이런 상태가 지속되면 뇌에 산소가 공급되지 않아 뇌손상이 발생할 수 있고, 급사할 수 있죠.

 

이런 부정맥이 발생하면 심장에 강한 전기 충격을 주어서 심장 전기신호를 리셋시키면 정상화될 수 있어요. 이런 장치가 제세동기라는 장치에요. 요즘은 공공장소에 제세동기를 비치하고 있어요.

 

이런 부정맥이 발생할 위험이 있는 환자들 몸속에 제세동기를 삽입하여 치료하기도 해요. 즉, 이런 부정맥이 발생할 때 제세동기가 이를 바로 인지하여 자동으로 전기 충격을 보내 부정맥을 멈추게 하는거죠.

공공장소에 비치된 제세동기

 

3) 불규칙한 부정맥

대표적인 불규칙한 부정맥이 심방 세동인데, 심장의 작은 방인 심방을 수축시킬 수 있는 전기 신호가 발생하지 않아 심방이 제대로 수축하지 못하고 바르르 떨고 있는 상태에요.

 

심실 부정맥처럼 급사 위험이 있는 건 아니지만, 심방이 수축을 하지 못하기 때문에 피가 심방에 정체되어요. 피는 심장과 혈관 내에서 끊임없이 흘러가야 하는데, 정체되어 있으면 피가 뭉쳐서 작은 피떡(혈전)이 만들어져요. 이런 피떡들이 혈액을 타고 뇌로 날아가 작은 혈관을 막게 되면 뇌경색(중풍)이 생기게 됩니다. 전체 뇌경색 환자의 약 4명중 1명이 심방세동 때문에 발생해요.

 

심방 세동에 대해서 약 40% 환자들은 별다른 증상을 느끼지 못하여, 건강 검진이나 다른 질환에 대해 심전도 검사를 하다가 우연히 발견하는 경우가 많아요. 이런 심방 세동에 대해서는 약물 치료도 가능하지만 부정맥 시술(전극도자 절제술)로 치료할 수도 있어요. 부정맥 치료와 별개로 부정맥에 의한 혈전이 생기는 것을 막기 위해서 항혈소판 약물이나 항응고제를 복용해야 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