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 들어 이런 저런 이유로 약을 복용하다 보면, 약이’ 한 움큼’되는 경우가 흔해요. 약 먹다 배불러 못 먹겠다는 환자들도 꽤 있어요.
우리나라 노인들의 하루 복용 약물 개수는 평균 5.3알이에요. 보통 4-5알 이상 복용하는 경우를 '복용하는 약이 많은(다약제 복용) 환자'로 정의해요.
5가지 이상의 약을 복용하는 노인은 입원 위험이 18% 더 높고, 사망 위험은 25% 더 높아요. 약을 동시에 2가지 이상 복용하면 부작용 위험이 13% 증가하고, 4가지를 복용하면 부작용 위험이 38%, 7가지 약물을 복용하면 82%까지 증가한다고 해요 (Korean J Fam Pract 2020;10:407-417).
치료를 위해서는 어쩔 수 없잖아요.
맞아요, 나이가 들어 여러가지 병이 생기니까 어쩔 수 없이 약을 복용하는 거죠. 당뇨, 고혈압, 고지혈증과 같은 병에 대해 약을 복용하고, 또 이런 약 때문에 속 쓰리고 소화가 안되어 약을 추가하게 되죠. 약이 약을 부르는 셈이에요.
하지만, 노인은 약물 대사 능력이 떨어져서, 약에 의한 '부작용'이나 '약물 상호작용' 위험이 더 높아요. 약 때문에 속쓰림, 변비, 소화불량, 빈혈, 백혈구 수치 감소, 간기능 이상, 졸림, 입마름, 배뇨 장애, 인지기능 저하 등과 같은 다양한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어요. 또, 약끼리 서로 치료 효과를 떨어뜨릴 수도 있어요.
그럼, 어쩌라구요? 치료를 안할 수도 없고.....
약을 줄일 수 있는 제일 좋은 방법은 병이 없는 거에요.. 젊어서부터 관리 하시기 바랍니다.
1) 일단 필수적이지 않은 약부터 줄이세요. 처방받은 약 외에 추가로 복용하는 각종 한약, 건강기능식품, 일반약 (무슨 약인지 잘 모르지만 누가 사줘서 먹는 약)은 꼭 필요한 약의 부작용을 높일 가능성이 있어서 중단하세요.
2) 본인이 복약중인 약을 사진으로 찍어 가지고 다니세요. 새로운 약을 처방 받을 때 '본인이 먹는 약 사진'을 보여주시면 최소한 중복되는 약 처방은 피할 수 있어요. 중복되는 약을 복용하고 있는 분들이 생각보다 많아요.
3) 처방받은 약은 용량 용법을 지켜서 드세요. 용량 용법을 잘 지키지 않으면 약효가 떨어지게 마련이고, 그러면 약이 늘어날 수 밖에 없어요. 게다가, 남은 약과 모자란 약이 뒤죽박죽으로 섞여서 약 복용 전체가 엉망진창이 될 수 있어요.
4) 모든 증상을 약으로 해결하려고 하지 마세요. 가벼운 소화불량이나 변비와 같은 증상은 운동이나 식단 조절로 좋아질 수 있는데, 약으로 해결하기 시작하면 약이 점점 늘 수 밖에 없어요. 나이들수록 신체 기능은 떨어지기 마련이니까요.
5) 새로운 증상이 생겼을때 약물 부작용의 가능성이 없는지 의사와 상담하세요. 새로운 증상에 대해 약을 추가하여 해결하는 것이 아니라 약을 빼서 해결할 수도 있어요.
6) 의료기관을 한 군데로 통일하세요. 다른 의사가 처방한 약을 함부로 중단하거나 정리해 주기 어려워요. 여러 군데서 처방을 받으면 자연스럽게 중복 처방의 우려가 증가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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