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자에게 말기 암이라는 것을 알려야 할까요?’
과거에는 환자가 충격을 받을 수 있다고 알리지 말아달라는 가족들의 의견도 있었지만, 최근에는 대부분 환자에게 알려드리는 것이 더 좋다고 해요.
진단을 숨길 경우 환자가 자신의 상태를 모르고 무리한 생활을 할 수도 있고, 임종에 대한 준비없이 시간을 낭비할 수 있어요. 특히, 임종 전에 가족, 친구, 재산, 사업, 직장 등 정리할 수 있는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에 알려드려야 해요.
환자마다 받아들이는 것이 다를 수 있어요. 하지만, 대부분의 환자들은 말기 암을 진단받으면 충격을 받게 됩니다.
따라서, 서서히 단계적으로 알려주어서 충격을 줄일 수 있어요. 예를 들어, ‘대장에 종양이 있대요’, ‘그 종양이 암인 것 같아요’, ’암이 완치가 힘든 상황인가 봐요’, ’남은 기간이 길지 않을 수도 있대요’처럼 천천히 단계를 올려가면 환자들은 대부분 눈치를 채고 생의 마지막을 정리하게 됩니다.
누가 알려야 할까요?
환자와 정서적 유대가 강한 가족이 알리는 것이 좋아요. 종교가 있다면 성직자의 도움을 받거나, 담당 의사에게 부탁해도 좋습니다. 환자의 병의 상태, 평소 성격, 가족 관계 등을 고려해서 알리는 것이 좋아요.
가족에게도 알려야 할까요?
가족들은 가족들의 잘못으로 환자가 말기 암에 걸렸다고 자책할 수도 있어서 대화의 기회를 가지는 것이 좋아요. 가족에게 알리지 않았다가 임종 전에 후회하는 경우도 있어요.
다른 가족들이 현재 상황을 어떻게 받아들이고 있고, 어떤 감정인지 대화해 보는 것을 권합니다.
또, 오래 간병하던 가족들이 병에 걸리는 경우도 있어요. 제 환자중에도 직장암 환자였는데, 간병하던 부인이 직장암이 생겨서 먼저 사망하는 경우도 있었어요.
환자를 간병하는 가족들도 신체적 및 정신적 건강을 챙겨야 해요. 가족들과 가볍게 산책하거나 기분전환 드라이브를 하면 도움이 될 수 있어요. 간병하는 가족이 건강해야 환자도 더 건강해질 수 있어요. 만약, 경제적으로 어렵다면 사회복지사와 지원 프로그램에 대해 상담해 보는 것이 좋아요.
남은 시간을 어떻게 보내야 할까요?
‘어떻게 하다 이런 병에 걸렸나’ 자책하면서 시간을 허비하기에는 남은 시간이 너무 짧아요. 지금 나에게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 작은 목표를 정하고 실천하세요.
가족들과 여행, 사진찍기, 앨범 정리, 남겨질 가족에게 영상편지 촬영, 일기 쓰기, 친구들 만나기 등 남은 시간을 잘 보낼 수 있는 여러 가지 방법들이 있어요.
사람마다 남은 생을 정리하는 것은 제각각이에요. 말기 암이라고 하니까 이런 저런 민간요법, 인터넷 비방, 사이비 치료에 현혹되는 분들이 많아요.
그 마음은 충분히 이해하지만, 대부분은 돈, 시간, 건강을 더 잃고 후회하게 됩니다. 긍정적인 태도와 희망을 잃지 않는 분들이 훨씬 더 의미있게 남은 삶을 잘 정리하는 경우가 많아요.
말기 암은 통증이 심한가요?
말기 암 환자들은 암이 뼈에 전이되거나 신경을 침윤하면 심한 고통을 느끼는 경우가 많아요, 하지만, 거의 마지막까지 통증이 없는 분들도 있어요.
만약, 통증이 있다면 적극적으로 의료진에게 알리고 충분히 통증 조절을 하는 것을 권해드려요. 흔히, 중독이 될까봐, 나중에 사용할 수 있는 진통제가 없을까봐 마약성 진통제 사용을 꺼리는 분들이 있어요.
하지만, 말기 암 환자에게 마약성 진통제만큼 좋은 진통제는 없어요. 오히려 마약성 진통제를 적극 사용해서 거의 통증을 느끼지 않게 되면 삶의 질도 개선될 수 있어요. 또, 진통제는 아플 때만 복용하는 것이 아니라 하루 종일 통증을 느끼지 못할 정도로 규칙적으로 복용하는 것이 좋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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