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현현상, 치유과정일까? 부작용일까?

 

 

건강기능식품을 먹고 생기는 부작용을 ‘명현현상’ 또는 ‘호전반응’이라고 소비자들을 왜곡시키고 있기 때문에 주의가 필요해요.

 

‘명현현상(瞑眩現像)’은 치료 과정에서 발생하는 예상하지 못했던 다른 증상, 즉 부작용을 의미해요. 약물에 의한 부작용을 그럴싸하게 포장하기 위해서 사용하는 용어로 의학은 물론 한의학에서도 인정하지 않는 용어에요. 보통, 대체의학, 다이어트 제품, 일부 한약, 건강기능식품, 검증되지 않은 화장품, 다단계 제품과 관련하여 부작용을 무마하거나 환불을 지연하기 위하여 이런 표현을 사용해요.

 

유교 경전이었던 ‘서경(書經)’에 ‘약불명현 궐질불추(藥弗瞑眩 厥疾弗瘳)’라는 말이 등장해요. ‘명현현상(瞑眩現像)’의 ‘명현’이란 ‘어지럽고 눈앞이 캄캄하다’라는 뜻인데, ‘어지럽고 눈앞이 캄캄할 정도로 독한 약이 아니면 병이 낫지 않는다’라는 의미예요. 중증 질환에는 독한 약을 사용해야 한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는 비유적인 표현이죠. 하지만, 의학서적이나 한의학 서적에서 사용되는 표현이 아니고 유교에서 사용했던 비유적인 표현일 뿐이에요. 건강기능식품에 대해 부작용이 발생할 때 이를 면피할 목적으로 이런 표현을 차용해서 사용한 것이 유래인 것 같아요.

 

명현현상의 범주에 포함되는 현상들은 어지러움, 메스꺼움, 홍조, 생리주기 교란, 부정출혈, 발진, 간염, 염증, 발열 등 약물 치료 부작용으로 발생할 수 있는 거의 모든 증상을 포함하고 있어요. 하지만, 부작용은 부작용일 뿐, 좋은 부작용과 나쁜 부작용이 있을 수 없어요.

 

대개 ‘병이 낫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자연스러운 현상’, ‘체내의 면역반응이 활성화되면서 생기는 증상’, ‘몸에 쌓인 노페물이 배출되면서 생기는 증상’, ‘일시적으로 몸이 나빠졌다가 다시 좋아지는 현상’ 등 다양한 그럴싸한 말로 포장하지만 모두 근거 없는 얘기랍니다. 심지어, 의사들은 모르는 현상이니 병원 치료로 해결할 수 없다고 병원에 가는 것을 막는 경우도 있는데 사이비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건강기능식품을 복용하다 발생한 명현반응에 대해 손해배상청구를 제기한 후 치료비와 위자료를 지급받은 판결도 있었어요.

 

명현현상이라는 설명들 듣는다면, 즉시 섭취를 중단하고 의사와 상담해야 하며, ‘건강기능식품 이상사례 신고센터(1577-2488)’ 또는 ‘식품안전나라(foodsafetykorea.go.kr)’ 홈페이지를 통해 이상사례를 신고하는 것이 바람직해요.